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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image - Changkyeongg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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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휘림재
설계 김영배 서현지
용도 근린생활시설
위치 서울시 성동구 왕십리
면적 145 ㎡
규모 지상 1층
기간 2023. 09 - 2024. 04
협력 골조만  seoulpsp  대성이앤지   
발주 개인
진행 준공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햇빛

봄의 기지개, 여름의 열기, 가을의 선율, 겨울의 정취. 계절마다 선사하는 감정은 확연히 다르다. 겨울엔 햇볕이 반가움의 대상이 되고, 여름엔 가끔 부담스러울 수 있다. 햇빛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언제인가 묻는다면, 나뭇잎을 통해 비치는 빛이라고 말한다. 나뭇가지와 잎을 거치며 빛이 세상에 스며들듯 살짝 드러나는 그 빛은 어스름한 숲 속, 빛의 물결이 길을 밝혀주기도 한다. 일본어에서는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 이란 뜻을 담은 '코모레비'라 부다. 찬란하지 않고, 나무 사이로 조용히 비치는 빛은 우리에게 위안을 주기도 한다. 잎사귀의 푸르름을 더욱 깊게 해주는 이 빛은, 여름 숲길에서는 고마운 존재가 되며, 겨울에는 마음을 따스하게 녹여준다.

우리는 햇빛을 연출한다. 넓은 판재가 대지를 완전히 덮고 있던 곳, 1946년에 지어진 최초의 한옥이 위치했던 자리에 우리는 새로운 공간을 창조했다. 이 공간은 마당과 뒤뜰을 중심으로 주변 건물들의 경계선에 밀착시켜 최대한의 면적을 확보하며 사용했다. 그간 어둠에 가려져 있던 공간의 판을 제거함으로써, 주변에 둘러싸인 듯한 느낌의 집은 구덩이 같은 분위기에서 벗어나 울창한 숲길 사이로 비치는 햇살이 가득한 마당으로 재탄생했다. 이러한 변화는 여러 겹의 판을 층층이 쌓아 올리고, 그 사이로 햇빛을 끌어내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이런 유사한 분위기를 내는 장소를 경험해보았는데, 창덕궁의 처마가 높이가 다르게 겹쳐져 보여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궁궐은 품격이 높은 것에서 낮은 것으로 가는 순서이며 건물들의 신분과 위계 질서라고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빛을 통해 공간을 재해석하고, 자연과 건축이 어우러지는 새로운 형태의 공간을 창출하는 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