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WING WORKS Projects In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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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 Gorami House

Architect : DRAWING WORKS
Team : Kim Youngbae, Sueun Bae, Jinju Seok
Use : Residence
Location : Goam-dong, Jecheon, Korea  Map
Design : Nov. 2021 - Feb. 2022
Area : 105 ㎡
Volum : 1F
Client : Private
General Contractors : In Design Plus
Photographer : Yoon, Joonhwan 
Status : Completed in Aug. 2022

 

 

양반가 권씨 집안이 대대로 삶을 꾸려왔던 땅 위에 지어져 50여 년의 세월을 지낸 주택을 새롭게 고쳤다. 현재는 ‘고암동’이라 불리는 충북 제천의 한 마을이며 옛 지명은 고라미(고래미) 마을이다. 기존 집은 긴 세월을 보낸 오래된 농가인지라 유독 질서가 없을 정도로 구조가 어수선했다. 지붕 구조틀 아래 평천장은 시멘트와 흙벽, 두 겹으로 시공돼 기둥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었고 외부의 흙벽 역시 기울어 있어 구조용 파이프로 고정해가며 철거했지만, 일부가 무너지기도 했다. 조선시대의 양식을 따르는 일반적인 한옥은 아니었고, 소나무를 얼기설기 쌓아 만든 집이었다. 목재가 삐뚤빼뚤하고 흙벽도 여기저기 배가 불러 있어 치밀한 구석은 이 집 어느 요소에서도찾아볼 수 없었지만, 편안하면서도 독보적인 분위기를 풍겨 그냥 허물기에는 아까운 집이었다. 마당 빛과 바람이 비켜 지나가고 자연의 선형을 닮아 무척이나 자연스럽고 토속적인 매력이 있었다. 세월의 흔적과 함께 공간 특유의 분위기가 형성되었고 처마와 마당의 깊이는 온화한 느낌을 전달했다. 이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건축주 남편 손주들과 함께 이곳을 찾을 정도로 옛집에 애정을 품고 있었다. 건축주 부부가 생활하기에도, 자녀들이 와서 머물다 가기에도 신축하는 게 유리했지만, 옛집의 풍경을 고이 간직하기 위해 리모델링을 결정했다. 옛집에서의 추억과 기억을 소중히 여기는 건축주와 무조건 허물고 새로 짓기보다는 생활의 편리함은 보장하되 옛집만의 감성은 살리고자 하는 건축가가 만났다.

무엇을 비우고 드러낼지, 무엇을 남기고 덧씌울지 고민했다. 옛집은 각각 형태도 다르고 역할도 다른 ㄱ자 본채와 ᅳ자행랑채가 ㄷ자 형태로 마당을 에워싸는 형태로 배치돼 있었다. 이를 그대로 살리되 실 구성에는 변화를 주었다. 기존에 방 3개가 있던 본채는 방 1개를 거실로 탈바꿈했고 채광을 위해 창을 내 기존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기는 어려웠다. 본채 거실과 주방은  공간의 연결부에 조성했고  끝단에 방을 2개 조성했다. 방의 벽면은 천장까지 올리고 페인트로 마감했다. 이로써 거실과 주방은 하얀 벽면을 양쪽에 두고 높은 천장고를 갖게 되었다. 기존 창고로 사용하던 행랑채는 방 1개와 욕실1개만을 구성하면 되었기에 매력적인 질감과 흔적을 유지할 수 있었다. 행랑채는 길에서 마주하는 주택의 첫인상이 될 수 있었으며 게스트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행랑채는 도로로부터의 시선을 차단하면서 주택을 적당히 보호하는 담장의 역할도 겸한다. 마당은 동쪽을 향해 시야가 시원하게 개방돼 바람이 드나드는 길이 되었다. 50년이 넘은 서까래와 행랑채의 창고 문은 세월의 멋으로써 그대로 살렸고, 마당에 있던 기존 구들장도 조경석으로 활용했다. 원래 있던 서까래도 남겨둔 채 그 위를 합판으로 겹겹이 덮어서 시공했다. 삐뚤빼뚤한 나무와 유사하게 얹혀 기존 모습과 조화롭게 만들기 위함이었다. 넘실대는 형상의 지붕은 금속틀을 기존 목구조를 피해서 설치하는 방식으로 제작했다. 지붕의 외부 마감재로는 천연 슬레이트를 시공해 치밀한 설계 계획 의도를 넘어 패턴을 결정해나가며 만들었다. 이렇게 어긋나게 자리한 두채를 지붕이 하나로 이어준다. 뒷산의 능선을 닮아 여러 경사를 가진 지붕은 묵직하게 집 위에 눌러앉은 모양새다.

길에서 보이는 집의 모습, 입구에서 마당으로, 마당에서 집으로 이어지는 장면과 마당이 외부로 열리는 풍경에 주목해 본다. 구법과 양식, 재료 측면에서 옛 방식과 현대적 방식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드러내고 덧씌우며 오랜 시간 쌓아온 고라미집과 땅의 잠재력은 과거로부터 현재, 나아가 미래로까지 이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