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ribbon cutting at CCP is complete - 15. 9. 2025





A scene from an alley

Facade

Interior view

Louver frame


Model

On site
| 용도 | 문화 및 집회시설 |
| 위치 | 안성시 동본동 + |
| 면적 | 220 ㎡ |
| 규모 | 지하 1층 지상 1층 |
| 기간 | 2024. 02 - 2025. 07 |
| 협력 | 소랑건축사사무소 일맥구조 진경 태광ESD 라움조경 |
| 발주 | 안성시 |
| 시공 | 덕운종합건설 |
| 사진 | |
| 진행 | 준공 |
골목 안에서 작동하는 공공성
안성 문화 창작 플랫폼 Culture Creation Platform은 도시의 중심에 있지 않다.
재래시장 인근, 구도심의 골목 안쪽에 자리한 이 건물은 일부러 찾아오지 않으면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위치에 놓여 있다. 그러나 이 ‘보이지 않는 위치’야말로 이 플랫폼이 지닌 가장 중요한 조건이며, 이 프로젝트가 공공성을 다루는 방식의 출발점이다.
이 건물은 1979년 안성군수관사로 건립된 이후, 노인복지센터를 거쳐 2025년 9월 문화창작플랫폼으로 다시 개방되었다. 행정, 복지, 문화라는 서로 다른 제도적 역할을 통과해온 이 건축은 이미 도시 변화의 시간을 몸으로 축적한 존재라 할 수 있다. 붉은 벽돌 조적식 구조, 좌우대칭으로 배열된 창호, 중앙의 출입구로 구성된 외관은 한국 근대 지방 행정 건축의 전형을 보여주며, 그 골격은 오늘날까지 비교적 온전하게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형식을 얼마나 보존했는가에 있지 않다. 중요한 것은 시간의 전환을 어떤 태도로 받아들였는가다. 2023년 경기도 유휴공간 문화재생사업 공모에 선정되며 시작된 이 전환에서, 건축은 과거를 재현하거나 정리된 질서로 봉합하는 방식을 택하지 않는다. 대신, 서로 다른 시간이 남긴 흔적을 공간 안에 그대로 병치시키는 전략을 취한다.
흘러내린 벽, 경계가 아닌 매개
이 건축물은 기존의 벽돌 조적조 주택을 H빔으로 보강한 골격과, 약 10평 규모의 콘크리트 구조를 증축하는 방식으로 재구성되었다. 기존 건축이 지닌 약 1미터의 바닥 높이 차는 일반적인 접근 방식이라면 이 단차는 계단이나 램프로 정리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단차는 해결되기보다 변환된다. 벽은 계단이 되어 바닥으로 흘러내리고, 바닥은 다시 벽으로 이어지며 진입을 유도한다. 이른바 ‘흘러내린 벽’은 기능적 장치이면서 동시에 이 프로젝트의 태도를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공간적 장면이다.
흘러내린 벽은 금속 구조 틀 위에 방부목을 설치한 구성으로 만들어졌다. 바닥에서 시작된 목재는 점차 위로 올라갈수록 비스듬히 틀어지며, 이 미세한 각도의 변화는 내부와 외부 사이에 완만한 시각적 연결을 만든다. 완전히 닫히지도, 완전히 열리지도 않은 이 벽은 경계라기보다 시선과 움직임을 매개하는 필터에 가깝다.
외부 골목에서는 내부의 활동이 은근히 감지되고, 내부에서는 골목과 마당의 움직임이 겹쳐 보인다. 명확한 출입구를 강조하기보다, 단차를 따라 자연스럽게 몸이 이끌리듯 진입하도록 구성된 이 장치는, 이 건축이 공공을 대하는 방식을 물리적으로 구현한다. 즉, 지시하거나 안내하기보다 공간 자체가 사용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금속, 콘크리트, 방부목, 기존 벽돌이라는 서로 다른 재료들은 하나의 통일된 마감으로 정리되지 않는다. 이들은 각자의 물성을 유지한 채 병치되며, 이 건축이 단일한 시점에서 완성된 결과물이 아니라 여러 시간의 축적으로 존재함을 드러낸다.
골목, 공예, 그리고 다른 속도의 공공성
안성 문화창작플랫폼이 공예가들의 작업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은, 이 장소의 성격을 더욱 분명히 한다. 공예는 전시보다 과정에 가깝고, 결과보다 반복되는 일상에 가깝다. 빠른 회전이나 가시적인 성과를 전제로 하지 않는 이 작업 방식은, 구도심의 골목 안쪽이라는 위치와 정확히 맞닿아 있다.
최근의 공공건축이 상징성과 가시성을 통해 공공성을 확보하려 한다면, 이 플랫폼은 그 반대편에서 공공성을 실험한다. 이곳의 공공성은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발견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도시를 대표하기보다, 마을의 리듬과 나란히 존재하며 천천히 의미를 획득하는 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