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용도 | 단독주택 근린생활시설 |
| 위치 | 경기도 이천시 송정동 + |
| 면적 | 260 ㎡ |
| 규모 | 지상 2층 |
| 기간 | 2020. 12 - 2022. 09 |
| 협력 | 일맥구조 진경설비 이플랜이앤지 민선테크 |
| 발주 | 에움길 + |
| 시공 | 디딤종합건설 |
| 사진 | 윤준환_UrbanRecord ⓒ |
| 진행 | 준공 |
경계의 구축을 통한 일상의 회복: 에움길 집
경기도 이천시 원도심 외곽, 농가 마을과 대규모 주택단지가 뒤섞인 풍경은 현대 한국 교외 지역이 마주한 난개발의 전형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 혼돈의 한복판에 놓인 대지를 마주하며 드로잉웍스의 김영배는 역설적으로 ‘닫힘을 통한 열림’이라는 건축적 해법을 제안한다. 주변의 급격한 변화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외부 환경에 순응하기보다 내부로 응축된 풍경을 만드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이는 마치 소란스러운 도시적 소음으로부터 거주자의 삶을 보호하기 위해 세워진 정교한 보루와도 같다.
에움길 집의 핵심은 대지 전체를 건물의 연장선으로 파악하고 담장을 통해 영역을 엄격히 한정한 데 있다. 건축가는 진입 마당, 안뜰, 뒤뜰이라는 세 개의 보이드(Void)를 배치하여 기능적 분리와 공간적 깊이를 동시에 획득한다. 길에서 볼 때는 폐쇄적인 담장을 통해 마당을 감싸 안고 있지만, 일단 그 경계를 넘어서면 내부에서는 자연의 풍경을 적정하게 열어주는 반전을 선사한다. 1층에 위치한 부부의 미용원과 소매점은 각각 독립된 마당을 점유함으로써 상업 공간이 자칫 놓치기 쉬운 정서적 여유와 화사한 채광을 확보한다. 여기서 담장은 단순히 시선을 차단하는 방어적 장치를 넘어, 길과 건축, 마당과 하늘이 교차하는 장면을 담아내는 정교한 프레임으로 작동한다.
‘에움길’이라는 이름이 시사하듯, 이 집은 지름길의 효율 대신 둘러가는 길의 풍요로움을 공간의 서사로 삼는다. 중앙 입구를 기점으로 1층의 일터와 2층의 삶터가 나뉘는 동선은 단순한 이동을 넘어 감각의 전이를 유도하는 건축적 산책로가 된다. 2층 주거 공간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거주자는 외부 복도를 따라 걸으며 하늘과 마주하게 되는데, 이는 일터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짧은 여정 속에서 심리적 정화를 경험하게 한다. 내부로 들어서면 방 세 칸이 마주하는 긴 복도가 나타나며, 이 복도 상부에 배치된 천창은 수직으로 떨어지는 빛과 그림자의 변주를 통해 공간에 현상학적 생명력을 부여한다.
공간의 밀도는 물리적 면적에 국한되지 않는다. 1층에 직접 닿지 않는 2층의 마당은 내부 곡선형 데크를 통해 시각적으로 해소되며, 이를 통해 거실 공간은 더욱 입체적이고 풍부한 채광을 머금게 된다. 이러한 설계 방식은 구조적 명확함과 섬세한 스케일감이 공존하는 드로잉웍스만의 건축적 문법을 보여준다.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콘크리트 매스는 비워진 마당 및 보이드와 교차하며 시각적 무게감을 덜어내고, 거주자에게는 도시의 소란함과 분리된 내밀한 점유권을 되찾아준다. 결론적으로 에움길 집은 건축이 어떻게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무질서한 환경 속에서 정돈된 일상의 질서를 회복할 수 있는지를 증명하는 유의미한 작업이라 할 수 있다.
과장된 형태보다는 비워진 공간의 비례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한다. 1층과 직접 닿지 않는 2층의 마당은 내부 데크를 통해 해소되어, 물리적 면적 이상의 개방감을 선사한다. '에움길 집'은 건축이 도시의 난기류 속에서 어떻게 스스로를 방어하며 동시에 삶의 밀도를 높일 수 있는가에 대한 우리의 명쾌한 해답이다.